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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7-06-12 11:33
영화인문학기행-<일포스티노> 강의자료
 글쓴이 : 최고관리자
조회 : 870  
   영화인문학기행콘서트-일포스티노.hwp (32.0K) [8] DATE : 2017-06-12 11:33:48

영화인문학기행-<일포스티노>

                                                                                                                                     황영미

(숙명여대 기초교양학부 교수, 영화평론가, 소설가, 국제영화비평가연맹 한국본부 회장, 한국사고와표현학회장)

 

 


서정적이면서 감미로운 OST로 미국아카데미 음악상을 수상했고, 아름다운 풍광과 시적(詩的) 의미를 담아 영국아카데미외국어영화상 등 수많은 상을 수상한 이탈리아 영화 <일 포스티노>(1994)가 지난 3월 재개봉 됐다. 이 영화는 1971년 노벨문학상 수상시인 네루다와 우편배달부와의 우정을 그리고 있다. 영화의 엔딩을 장식하는 네루다의 ()’라는 시는 그 때에는 시가 내게 나를 찾아왔다/나는 모른다. /나는 그것이 겨울로부터 오는지 강에서 오는지 모른다라고 시작한다. 천재 시인의 감성에는 시가 먼저 그에게 다가온다는 것이다. 시적 감성으로 늘 깨어 있기에 가능한 일일 것이다.

네루다는 연애시로 이름나 있지만, 저항시인으로 더 알려져 있다. 지난 5월 말 칠레 감독 파블로 라라인 감독의 <네루다>라는 전기 영화도 개봉됐다. 상원의원으로 정치활동을 했던 네루다는 칠레정부를 강하게 비판했고, 정부의 압박으로 인해 오랜 망명생활과 은둔생활을 했다. 1973년 좁혀 들어오는 정부의 압박으로부터 벗어나고자 망명을 기획했던 네루다는 칠레를 떠나기 하루 전에 암으로 급작스럽게 사망했다고 전해지지만, 군부에 의한 독살가능성을 최근 칠레 정부가 인정했다고 한다. 정부의 감시망을 피해 도망다니는 네루다 삶의 긴박감이 잘 그려진 개봉작 <네루다><일 포스티노>를 함께 봐도 좋을 듯하다.

<일 포스티노> 영화를 보고 쓴 황지우 시인의 일 포스티노자전거 밀고 바깥소식 전해주고서 이마의 땀을 닦는 너/이런 허름한 헤르메스 봤나로 시작한다. 헤르메스란 신화에 나오는 전령의 신이다. 네루다에게 편지를 전해주는 우편배달부인 마리오를 전령의 신으로 노래하는 황지우 시인은 나도 가해자가 아닌가 하는 회한으로 세상에서 가장 쓸쓸한 휘파람을 불며(...) 한 바닷가에 오래오래 서 있고 싶었다고 시를 마무리 하고 있다. 그에게 이 영화가 얼마나 가슴 깊이 다가왔는지 짐작가능하다. 못 배웠지만 시적 감성에 조금씩 눈뜨며 사회의식을 갖게 되는 또 다른 마리오들에 대한 사회적 부채의식이 황지우 시인을 휘감은 탓이리라.

지금은 영화감독으로 유명한 유하 시인도 일 포스티노- 자전거의 노래를 들어라3’이라는 시를 <일 포스티노>에게 바친다. 그는 스치는 바람의 감촉아/ 은유로 이루어진 길 위에서 길을 잃는다는 건 행복하여라/ 이 길은 시를 운반하는 우체부의 길이다라고 노래한다. 유하의 시에서 우편배달부 마리오는 편지를 배달한 것이 아니라 시를 운반한 것이다. 시가 우리 가슴에 들어오게 만든 영화 <일 포스티노>는 시인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에게 내 마음의 영화로 자리 잡고 있다.

인도 출신으로 영국에서 유학한 마이클 래드포드 감독이 이탈리아에서 오래 살았던 터라 이탈리아어로 만든 이 영화는 필립 느와레(시인 네루다 역), 마시모 트로이시(우편 배달부 마리오 역) 등이 출연했다. 심장병이 있던 마시모 트로이시는 무리하면서 이 영화를 최선을 다해 찍었고, 작품을 마친 후 12시간 후에 숨졌다고 한다.

이 작품에서 가장 멋진 점은 시의 핵심인 비유를 예를 들며 나누는 네루다와 마리오의 대화를 통해 시가 무엇인지 우리에게 자연스럽게 전달해 준다는 점이다. 가업으로 내려오던 어부가 너무 싫은 마리오는 우연한 기회에 대문호 네루다가 조그만 섬에 오게 되어 폭주하는 네루다의 우편물을 전해줄 우편배달부 모집에 지원하게 된다. 마리오는 시 쓰기나 시인들에 대해서 잘 몰랐지만 막연한 동경이 있었던 사람이다. 그래서 네루다에게 편지를 전해주면서 어떻게든지 대화를 해보려고 노력하고 그렇게 네루다의 삶을 조금씩 들여다보기도 하며 가까워진다. 그리고 네루다와의 친분을 통해 마을에서 가장 예쁜 여자 베아트리체에게 마음을 전하고 싶어 한다. 이 영화가 가장 재밌는 점은 마리오가 점차 네루다와 대화하면서 조금씩 감성이 열려가는 그 과정, 또 시적 언어에 대해서 감수성이 열려가는, 그런 과정들을 굉장히 아름답게 그려져 있다는 점이다. 네루다는 칠레 독재 정권이 무너지고 나서 추방령이 풀려서 칠레로 돌아가게 되고 마리오에게 녹음기를 남긴다. 그 녹음기를 가지고 마리오는 여기저기 다니면서 자연의 소리를 녹음하기도 하는 과정이 나온다. 네루다를 통해 섬의 아름다움을 발견하게 된 것이다. 세월이 흘러 네루다가 옛날에 살았던 이탈리아의 조그만 어촌 마을을 다시 한 번 방문하게 되자 마리오는 이미 사망했고, 베아트리체가 어린 아들과 함께 살면서 마리오가 네루다 시인에게 주려고 한 편지와 마리오가 쓴 시, 녹음한 것을 보여주고 들려준다. 그것이 장면화되어서 나온다. 마리오는 이 배를 타고 다니면서 파도 소리도 녹음하고, 바람소리도 녹음하고, 숲 사이를 다니면서 여러 가지 아름다운 소리들을 녹음한다. 이 소리들을 녹음한다는 것은 그 소리들에 귀를 기울인다는 것이다. 전에는 그렇게 중요하게 들리지 않았던 파도소리, 바람소리, 숲의 아름다운 새소리 이런 것들이 들려온다는 것이 바로 시적 정서로 마리오가 변는 것이다. 어느 날, 탄광 노동자들이 저항 운동을 하게 되는데 마리오에게 그들을 격려하는 시를 써달라는 주문을 받게 된다. 그래서 시를 열심히 써서 광부들이 파업을 하고 데모를 하는 장소에 가서 낭송을 하려다가 데모하는 시위들, 흥분하는 사람들에게 깔려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그래서 이 영화는 시 쓰기가 그냥 내가 시를 잘 써야겠다, 문장을 아름답게 꾸미고 멋진 시를 써야겠다고 해서 시가 써지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우선 감수성을 열어야 하는 것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가 스쳐지나갔던 바람소리, 파도소리, 자연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데서 출발해서 현실의 부조리를 인식까지도 하게 되는 그 과정, 그 결과물이 시로 나타나는 것이다. 그런 체험들이 시로 나타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영화는 칠레 소설가 안토니오 스카르메타가 쓴 소설 네루다의 우편배달부(원제: 불타는 인내(Ardiente Paciencia))가 원작이다. 원작 소설에서는 배경이 이탈리아가 아니라, 네루다의 인생 후반부의 거처였던 칠레의 해안 마을 이슬라 네그라를 무대로 삼는다. 또다른 차이는 결말이다. 소설은 피노체트 일당의 쿠데타에 따른 좌파 아옌데 정권의 좌초, 그리고 네루다의 죽음까지를 담고 있다. 우편배달부 마리오도 당국에 연행되는 것으로 끝나지만, 영화에서는 마리오가 시위하는 군중들에게 밟혀죽게 된다는 점에서 다르다. 원작소설에서는 살바도르 아옌데가 네루다와의 후보 단일화로 대통령에 선출된 1970년쯤을 시대배경으로 설정한 데 반해 영화는 네루다가 이탈리아 카프리 섬으로 망명 간 1952년쯤을 배경으로 바꾸어 설정하고 있다. 그러므로 소설은 당시 칠레의 정치적 배경을 자세하게 녹여냈지만 영화에서는 마리오와 베아트리체의 사랑과 결혼이 강조되며, 아름다운 풍광 속에서 순진한 마리오가 네루다와 만나게 되어 시에 눈뜨는 과정이 잘 그려져 있다.

또한 1994년 영화 버전과 편집에서 조금씩 다르다. 1994 버전은 엔딩에서 네루다가 예전에 거닐던 바닷가를 거닐면서 마리오가 군중시위가 과열되어 가는 과정에서 마리오가 죽게 되는 장면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을 교차편집하여 보여주다가 네루다의 시가 화면에 스크롤로 올라가는 것으로 끝나지만, 2017년 재개봉 버전에는 다시 편집하여 네루다가 마리오를 생각하면서 예전에 거닐던 바닷가를 걷는 모습을 길게 보여주면서 끝맺을 뿐 네루다의 시가 나오지 않는다.

영화인문학기행은 이런 아름다운 이야기를 촬영한 곳을 찾아간다. 영화 속에 나오는 칼라 디소토라는 작은 섬 장면은 나폴리에서 쾌속정으로 40분 걸리는 프로치다 섬과 시칠리 본섬에서 쾌속정으로 1시간 걸리는 살리나 섬에서 찍었다. 두 곳 모두 한국에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세계적으로는 유명한 관광지이다. 살리나 섬에서는 네루다의 집과 마리오의 집 등을 촬영했다. 마리오의 집이 있던 동네는 풍광이 상당히 아름다운 해안가 마을이며, 네루다가 살던 집은 언덕 위에 있고, 현재는 비어 있다.

이처럼 아름다운 섬을 배경으로 한 영화 <일 포스티노>의 촬영지를 돌아보는 것은 일 포스티노가 우리 곁에 시처럼 가까이 다가오게 한다. 단순히 풍광을 관광하는 것이 아닌 영화를 마음 속에 새기는 작업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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