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문화 박물지

                                                                                                              지은이 : 이어령

피천득님의 시구처럼 우거진 녹음이 '원숙한 여인'처럼 아름다운 6월입니다.

이 달엔 얼마 전 타계하신 한국문학의 최고의 지성, 이어령 선생의  한복·호미·갓·매듭 등 일상 속 63가지 사물을 통해 해독해 낸, 한국문화의 디자인 비밀을 만날 수 있는 흥미로운 책 <우리 문화 박물지>를 읽어봅니다.

미학과 인문학을 넘나드는 <우리 문화 박물지>는 저자 특유의 직관과 감성, 한국문화론의 방대한 지식에 특유의 상상력이 더해져 이어령만의 글쓰기 장점을 유감없이 펼쳐내고 있습니다.

"끈은 문화의 시작이다.

인간이 만나고 헤어지는 것을 맺고 풀고 잇고 끊는 끈의 관계로 나타낸 것이 한국인의 인간관이다. 그래서 한국인은 고립무원의 상태를 끈 떨어졌다고 말하기도 한다. 매듭은 끈의 문화로 상징되는 한국인의 마음을 시각화한 언어다."

"풍경은 작은 종에 물고기 모양의 판을 매달아 놓은 것이다. 풍경을 보고 있으면 초현실의 환상에 젖게 된다. 물속에서 헤엄치는 물고기가 허공 속에서 파란하늘 속에서 지느러미를 흔든다. 새처럼 소리를 내는 것이 아니다

물고기와 새들은 대기와 파도의 경계를 무너뜨리고 처마 밑에서 만난다. 이것이 한국인의 취향 그리고 서정이다."

평범한 사물이 '한국인의 혼과 마음'이 담겨 박물관 속 유물이 아닌 새로운 생각과 디자인으로 탄생되는 비밀을 풀어낸 <우리 문화 박물지>.

장미가 아름다운 계절, 문화 거인의 '명저'와 함께 하시면서 싱그러운 나날 만들어 가시기 바랍니다.

- 도서추천위원 : 최혜숙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