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06-09-25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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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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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남자네 집>
지은이 : 박완서
〈그 남자네 집〉은 표지에도 쓰여 있듯이 현대문학 창간50주년 기념사업에 맞추어 태어난 박완서의 소설이다. 전쟁이 막 끝날 무렵 작가가 살던 살림집만 모여 있던 동네에 〈현대문학〉이란 출판사가 문을 열었고 남루하기만 하던 시대에 삶의 숨통을 트이게 하고 그 누추한 삶을 뛰어넘을 수 있는 힘이 되어준 문학에 대해 고마움과 사랑을 바치는 헌사라고 했다.
50년 전 성북경찰서 뒤 고만고만한 한옥이 모여 있던 동네에 어머니의 외가 쪽 먼 친척이 이사를 온다. 그 집은 사랑마당으로 통하는 곳에 홍예문이 달린 단아한 집이었다. 마침 노마님의 작은아들이 다니는 학교는 그녀가 다니는 여고와 한동네에 있었다. 친척뻘 되는 남동생을 그렇게 만나 궁기나는 시절을 함께 보낸다. 미군군복을 물들여 입던 시절, 카바이트 불빛의 포장마차를 드나들며. 오월이 되어 마당에 온갖 꽃들이 피어나고 클래식에 심취한 그 남자는 보리수, 들장미, 라르고를 들려준다. 그러다가 그녀는 종암동으로 이사를 하고 미군부대에 취직해 돈을 벌었고 그곳에서 만난 남자와 결혼을 하여 매일 장바구니를 들고 동대문시장으로 장을 보러 다닌다. 그 남자네도 이사를 했고 그는 늘 노모에게 트집을 잡고 짜증을 내고 그러다가 골이 깨진다고 딩굴고 그리고 늘 우울했다. 어느 날 춘천으로 놀러가기로 한 날 그 남자는 역에 나오지 않았다. 그 남자는 머리가 깨질 것 같다며 딩굴다가 그 길로 병원에 실려가고 그 남자의 머릿속에서는 구더기같은 연분홍 벌레가 나왔다. 그리고 실명을 했다. 그 남자의 아내는 곱고 상냥했다. 그 남자의 어머니가 돌아가셨다. 그의 어머니의 영정은 웃고 있었다. 그 남자가 운다. 점점 심하게 흐느끼면서 무너지듯 그의 가슴에 안긴다. 그들의 포옹은 물처럼 담담했다.
가곡 보리수의 여운이 남는다. 마치 늦은 가을 메시지처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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