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를 잊은 그대에게
지은이 정재찬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 속 키팅 교수를 꿈꾸며, 공대생들과 함께 시를 읽기 시작한 한양대 국어교육과 정재찬 교수, 공대생의 가슴을 울린 시 강의를 책으로 엮었다.
중.고등학교 교과서를 수차례 집필하고, 미래의 국어교사들을 가르쳐 온 정교수는 인스턴트에 길들여진 젊은이들에게 시의 깊은 맛을 전달하기 위해선 새로운 레서피가 필요했다.
가요와 가곡, 그림과 사진, 영화와 광고 등 다양한 재료와 스토리에 시를 버무린 일종의 퓨전 음식이라 할까. 그것을 어떤 날은 살짝 추억에 담갔다가 어느 날은 역사와 철학에 곁들여 음미해 보도록 전달하다 보니, 그들에게 점차 시 읽기의 즐거움과 감동을 주게 되었다.
정교수는 영화 속 키팅 선생의 말을 빌려 시를 진짜 만나야 한다는 것을 강조한다.
“의술, 법률, 사업, 기술, 이 모두 고귀한 일이고 생을 사는데 꼭 필요한 것이지만, 시, 아름 다움, 낭만, 사랑, 이런 것이야말로 우리가 살아가는 이유인 것을..”
김소월, 김춘수, 신경림, 김광균, 김수영, 윤동주, 유치환, 이영도, 기형도, 황지우, 함민복 등 우리 시대를 풍미한 최고의 현대시들을 쉽고 즐겁게 다가갈 수 있도록 해석하는 눈을 갖 게 해 준다.
무엇보다 우리 협회 김영자 재정위원장의 부친이신 김광균 시인의 <설야> <눈오는 밤의 시>, <장곡천정에 오는 눈> 에 대한 시 해석과 삶에 대한 진솔한 내용이 집중적으로 다뤄지 고 있어 반가운 마음으로 달게 읽었다. <설야> 속 밤눈의 속성, 고요함에 대한 표현의 묘미 에 대한 발견에 시 읽는 참맛에 젖었다. 예전에 읽었던 시집을 다시 꺼내보고 싶은 욕구가 슬그머니 생기는 건 무엇일까. <시의 힘>인 것 같다.
“시, 그것은 타협하지 않은 양심이며, 내부 깊숙이 고인 시적 욕망을 정직하게 드러내고 토 해내는 아니 저절로 터져 나오는 시인의 살아있는 목소리”에 다시 귀 기울이며, 잊고 있던 시 한 편과 유쾌하게 대면해 보자.
도서추천위원 홍 성 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