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론(談論)
지은이 신영복
올 초 고인이 된 신영복 선생의 저서 ‘감옥 으로부터의 사색’은 지금까지 우리에게 큰울림을 주고 있다. 그 다음 책 ‘더불어 숲’은 ’우리는 혼자가 아니라 함께 모두가 공존에 이르는 길‘이라고 신영복 선생의 철학을 대변했다.
2004년에 출간된 ‘강의’에 이어 ‘담론’에서 선생은 동양고전 독법을 통해 ‘관계론’의 사유로 세계를 인식한다. 모든 고전은 ‘ 과거와 현재가 넘나드는 곳이며 실제와 상상력, 현실과 이상이 넘나드는 역동적 공간이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 책은‘ 강의’ 이후 10년이 넘는 시간동안 훨씬 깊어진 논의와 풍부한 예화를 담아낸 동양 고전 독법의 결정본이다.
그는 대학 강단에서 은퇴 후 인문학 특강 형식으로 학생들을 가르쳐왔다. 오랫동안 몸담아 왔던 성공회 대학에서였다. 여러 가지 사정으로 더 이상 강의를 하지 못한 학생들에게 미안한 마음으로 강의 녹취록을 책으로 묶은 것 이다.
이 책은 ‘고전에서 읽은 세계인식’과 ‘인간 이해와 자기 성찰’이란 2부로 구성되어 있다. 특별한 점은 고전과 인간에 대한 강의가 ‘나의 대학 시절’이라 술회하는 감옥에서 겪은 일과 사람들의 관찰과 사색에 뿌리를 두고 있다는 것이다.
선생은 오랜 강의 경험을 통해 터득한 것이 있다고 한다.
첫째 선생과 학생은 비대칭적 관계가 아니며 둘째 설득하거나 주입해서는 안 된다. ‘한 사람의 생각은 그 삶이 걸어온 인생의 결론이며 매우 완고한 것’이므로, 그 사람을 설득하거나 주입할 수 있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선생의 강의는 정답이 없는 문제 중심이다.
물 흐르듯 담담하게 펼쳐내는 ‘ 담론’ 속에는 칠순을 넘긴 노학자의 고도의 절제와 강건한 정신이 깃들어 있다.
‘사람과 삶에 대한 담론입니다, 이 강의가 마중물이 되어 여러분이 발 디디고 있는 땅 속의 지하수를 길어 올리기를 바랍니다.’ 첫 페이지에서 당부한 뜻 깊은 선생의 말씀이 내내 마음을 떠나지 않는다.
- 도서추천위원 홍 성 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