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쇼 하이쿠 선집
- 보이는 것 모두 꽃 생각하는 것 모두 달-
지은 이 마쓰오 바쇼, 류시화 옮김
“두 사람의 생/ 그 사이에 피어난/ 벚꽃이어라”
지난 봄 바로 이 짧은 시어를 읊으며 전율했던 기억이 난다. 12월의 끝자락에 선물처럼 다가온 바쇼의 하이쿠 선집. 글쓰기 시읽기를 즐기는 이라면 한번쯤은 하이꾸의 매력에 푹 빠져 보았으리라.
번개처럼 우리들 생에 파고드는 침묵의 언어들이라는 표현이 절묘하다.
하이쿠는 열일곱자로 이루어진 세계에서 가장 짧은 정형시이다. 한 줄기 빗방울이 떨어지는 순간만큼 짧지만, 빗물이 큰 파장으로 여 운을 남기듯 그 안에 인생과 자연에 대한 깨달음이 강렬하게 함축되어 있다. 400년전 일본에서 시작 된 하이쿠는 세계의 수많은 문인들이 사랑하는 시가 되었다.
‘마쓰오 바쇼는 일본문학을 이야기할 때 가장 먼저 언급되는 인물이며, 일본인이 꼽는 문인 다섯명중 의 한 시인이다. 열일곱자 짧은 시로 시문학에 혁명을 일으키고 해학과 언어유희에 치우치던 시를 예 술의 차원으로 끌어올린 하이쿠의 완성이다.’라고 말한다.
바쇼는 인간존재로서 느끼는 고독과 해학, 깨달음을 하이쿠에 담기 위해 평생을 여행과 시작활동 그리 고 문하생 양성에 바쳤다. 하이쿠 지도자로써 성공적 삶을 누릴 수로 있지만, 모든 지위와 명예를 내 려놓고 풀로 지붕을 엮은 방 한 칸짜리 초막인 파초암(바쇼안)에 머물렀으며, 운명을 바람에 맡긴 채 길위의 방랑을 추구했다. 그가 평생 목표로 한 것은 인생을 탐구하는 여행이자 하이쿠였다고 한다.
그의 시어에 빠져드는 것은 자연과 인생의 허무를 감상하고 방랑미학을 가슴에 품는 일이기도 하다.
문하생 교기쿠에게 주는 글에서 바쇼는 ‘나의 시는 여름의 화로, 겨울의 부채처럼 쓸모가 없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오늘 날 ‘하이쿠의 성인’으로 불리는 이는 바쇼 한 사람뿐이다.
이 선집은 그의 삶의 방랑의 궤적을 따라가며 그가 지은 1100편의 하이쿠중 대표작 350편을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 시집으로, ‘마음을 열어주는 100가지 이야기’ 번역으로 주목을 받았 던 류시화 시인이 해설과 함께 실었다.
바쇼는 ,소나무에 대해선 소나무에게 배우고, 대나무에 대해선 대나무에게 배우라‘고 말하며, 미리 가 지고 있던 주관적 생각을 버릴 때 비로소 시를 쓸 수 있다고 한다.
‘바라볼수록/ 바라보면 볼수록/ 인생의 가을’
‘가는 봄이여/ 새는 울고 물고기/ 눈에는 눈물’
‘둘이서 본 눈/ 올해에도 그렇게/ 내렸을까‘
바쇼의 하이쿠를 소리 내어 읊조리며, 올해의 시간들을 멀찌감치서 뒤돌아본다.
- 도서추천위원 홍 성 애 -
|